네 발자국이 남은 이 길을
따라서 한 걸음씩 딛을 때
네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한 건
단지 기분탓일 거야
계절이 바뀌려 꿈틀댈 땐 괜히
그때의 생각에 잠겨보다가
답답한 가슴 속 숨을 간신히
뱉어내길 반복하는걸
처음 품에 널 안고
꿈만 같던 그때도
웃어주지 못한 그때도
이렇게 아플 거란걸
알고 있었다면
네 손을 놓지 않았을 텐데
어떻게 미리 알고,
어떻게 미리 비워내겠어
잘됐어 어차피
원하지도 않았던 스포일러에 갇힌
우리 사랑의 뻔한 결말이였어 이건
좋은 결말이든, 새드 엔딩이든
"뭐 그래 다 이렇게 배우는 거지 뭐"
하며 쿨한 척 하는 대사는 나랑 어울리지 않아
미안해, 미련해서
언젠가 우리 서로 잊혀져갈 때쯤엔
아니, 너가 날 다 잊어갈 때 쯤엔
난 아직도 정리할 게 너무도 많아 보이는데
꼭 이럴 땐 까먹고 있던
같이 찍은 네 컷 사진 같은 게
눈에 밟히는 건 도대체 왜일까?
처음 품에 널 안고
꿈만 같던 그때도
웃어주지 못한 그때도
이렇게 아플 거란걸
알고 있었다면
네 손을 놓지 않았을 텐데